킬로그램(kg)이 편한데, 왜 파운드(lb)를 쓸까?
해외 직구를 하거나 미드(미국 드라마)를 보다 보면 몸무게를 말할 때 항상 숫자가 너무 커서 놀라곤 합니다. "나 120이야"라고 했을 때, kg이라면 거구지만 lbs라면 54kg 정도로 매우 날씬한 편이죠.
전 세계가 미터법으로 통일되어 가는 와중에도 미국은 꿋꿋하게 임페리얼 단위계(Imperial units)인 파운드를 사용합니다. 오늘은 이 파운드의 유래와 왜 아직도 쓰이는지, 그리고 헬스장에서 겪는 혼란에 대해 알아봅니다.
1. 파운드(Pound)의 유래: Libra
파운드의 약자는 왜 'p'가 아니라 lb 일까요? 이는 고대 로마 시대의 무게 단위인 리브라 (Libra)에서 유래했기 때문입니다. 'Libra Pondo'(무게의 리브라)라는 라틴어 표현에서, 단위 이름은 'Pondo'에서 따와 Pound가 되었고, 기호는 'Libra'에서 따와 lb가 된 것이죠.
재미있는 사실은 이 'Libra'가 별자리 중 천칭자리 (Libra)와 어원이 같다는 점입니다. 옛날에는 천칭 저울로 무게를 쟀으니까요.
2. 미국은 왜 안 바꿀까?
사실 미국도 공식적으로는 1975년에 미터법 도입을 시도했습니다(Metric Conversion Act). 하지만 강제성이 없었고, 이미 모든 산업 인프라와 국민들의 인식이 야드사법에 익숙해져 있어 실패했습니다.
도로 표지판 교체 비용, 나사 규격 변경에 따른 산업 혼란, 그리고 "우리 방식이 편하다"는 문화적 관성 때문에 여전히 미국, 라이베리아, 미얀마 등 극히 일부 국가만 파운드를 표준으로 씁니다.
3. 헬스장 미스터리: 20kg vs 45lbs
헬스(웨이트 트레이닝)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겪는 혼란이 있습니다. 한국 헬스장의 파랑색 표준 원판은 20kg입니다. 그런데 미국식 헬스장이나 크로스핏 박스에 가면 가장 큰 원판이 45lbs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 둘은 같을까요?
- 20 kg = 44.092 lbs
- 45 lbs = 20.412 kg
미묘하게 다릅니다! 45lbs 원판이 약 0.4kg 더 무겁습니다. 그래서 '3대 500(kg)'을 목표로 하는 사람이 미국 장비로 똑같이 계산해서 들면 실제로는 조금 더 무겁게 드는 셈이 되고, 반대로 미국 기준(Lbs) 기록을 Kg로 단순 환산하면 조금 덜 든 셈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결론
단위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가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변환은 머리 아프죠. 해외 쇼핑몰에서 배송 무게를 입력하거나, 본인의 체중을 파운드로 변환해야 한다면 고민하지 말고 변환기를 사용하세요!